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1위인 기업, 애플(Apple)은 어떠한 구성원 복지 및 웰니스 프로그램을 제공할까? 애플의 웹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복지 및 웰니스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문구가 있다. 바로 “We count on you. And you can count on us.”이다. “애플은 구성원 여러분을 믿고 있습니다. 구성원 여러분도 애플을 믿어주세요.” 복지 및 웰니스 프로그램은 기업이 구성원을 믿고 있다는 ‘신뢰의 표현’이다.

웰니스 프로그램이란

웰니스 프로그램은 쉽게 말해, 고용주가 구성원의 건강 증진을 위해 제공하는 관련 프로그램을 뜻한다. 구성원이 본인의 건강을 우선시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거나, 의료케어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거나, 그리고 건강을 유지하고 개선하고 싶어하는 구성원을 도와주는 방식으로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다. 미주 SK 하이닉스에서는 독감접종 시즌이 다가올 때면, 독감접종센터를 회사 캠퍼스 앞에 임시로 만들어 구성원이 쉽게 독감접종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검사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임시센터를 열곤 했었다. 이 또한 웰니스 프로그램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복지 및 웰니스 프로그램의 중요성

구성원을 위해 도입되는 복지 및 웰니스 프로그램은 경영진에게도 명확한 이점이 있다. 첫째, ‘웰니스 문화’ 형성이다. 기업에서 제공하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통해 구성원이 보다 행복하고, 건강하며, 생산적인 삶을 살게 되고 이러한 삶의 방식은 구성원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둘째, ‘충성심 및 애사심’ 향상이다. 기업이 구성원의 행복과 복리후생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투자하게 되면 구성원의 충성심과 애사심이 높아진다.

셋째, ‘기업의 생산성’ 향상이다. 구성원을 가치있는 자산으로 인정하고 신뢰하고 있음을 표현함으로써 구성원의 성과가 올라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좋은 복지 및 웰니스 프로그램은 곧 직원 몰입과 유지 및 인재채용을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복지 및 웰니스 프로그램은 곧 구성원과 기업이 모두 성과 를 높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법이다.

애플의 구성원 복지 및 웰니스 프로그램

애플의 복지 및 웰니스 프로그램은 7가지로 구분된다.

① 신체·정신건강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의료보험, 대면·비대면 상담, 사내 웰니스 센터(의사 및 간호사 상시 대기), 피트니스 센터 등을 제공한다.

②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자녀의 정기검진부터 난임 치료, 임신·출산휴가까지 가족과 관련된 복지 및 웰니스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③ 금융지원 프로그램이다. 애플 모든 구성원은 주주가 될 수 있으며, 주식을 할인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 아울러 연금 지원제도 및 소득보호제도를 제공한다.

④ 구성원 자기계발 지원 프로그램이다. Apple University를 통해 다양한 세미나와 강연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애플이라는 기업·문화·가치, 그리고 역할에 대한 이해를 높여줄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스킬, 비즈니스 스킬, 개인금융 관련 세미나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배울 수 있다. 구성원이 자기계발을 위해 공부를 더 하게 될 경우 등록금 등 특정 비용도 지원된다.

⑤ 휴가프로그램이다. 가족 구성원을 돌봐야 하거나 휴식이 필요할 때 편하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⑥ 기부프로그램이다. 구성원이 봉사활동을 할 경우 1시간 당 애플이 25달러씩 기부금을 매칭해 주고 구성원이 1달러를 기부할 때 똑같이 1달러를 매칭해 준다. 애플은 구성원 1인당 최대 1만 달러까지 매칭을 해 주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⑦ 구성원 할인 프로그램이다. 애플 제품뿐만 아니라 제휴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까지 할인된 가격에 사용이 가능하다.

미국의 복지 및 웰니스 최근 트렌드

복지 및 웰니스 프로그램은 기업과 구성원을 이어주는 매개역할을 한다. 서로의 신뢰를 나타내 주는 상징이자 기업의 성과 및 구성원의 성과를 상호 강화해주는 동력원이기도 하다. 경기 침체로 인해서 메타(Meta)나 아마존(Amazon)과 같은 기업은 많은 직원을 정리해고한 반면, 곳곳의 직원은 새로운 커리어를 찾아 떠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Bankrate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에는 이직을 고려해 볼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응답자가 32%였다면, 2023년에는 37%로 증가했다. 노동시장의 경색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서 미국기업은 어떻게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확장하고 있을까?

유연성 제고를 위한 복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기업에서 반강제적인 재택근무를 시행하게 되면서 구성원에게는 ‘유연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여기서의 핵심은 구성원이 무작정 주4일 근무 혹은 전면 재택근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개인의 근무시간을 조율할 수 있는 자율성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Fobes」가 지난 2월 발표한 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하는 구성원과 사무실 근무를 하는 구성원 모두 ‘자율적인 근무 시간’을 가장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성원은 개별 구성원이 갖고 있는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해주는 기업을 원한다. 구성원에게 재택근무 혹은 하이브리드 근무 옵션을 제공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자율성을 제공해준다는 것은 처음 언급한 ‘신뢰의 표현’을 나타낼 수 있는 또 다른 좋은 수단이다.

구성원을 믿고 자율성을 제공해줄 때 구성원의 생산성은 제고된다. 「Harvard Business Review」에서 발표한 ‘신뢰의 신경과학(The Neuroscience of Trust)’에 따르면 회사가 직원을 신뢰한다고 생각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76% 더 몰 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Intel)의 경우 사무실·재택근무에 대해 한 가지 방식만 고집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며칠은 반드시 사무실 근무를 해야 한다고 정해놓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및 구성원이 소속된 팀의 필요에 따라 사무실·재택근무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도 비슷한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방식을 고수하되 개개인의 필요 및 관리자가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최선의 근무방식을 선택하도록 독려한다.

정신건강을 위한 복지｜ 과거 실리콘밸리 지역의 기업은 무제한 유급휴가(Unlimited Paid-Time-Off)를 내세우며 인재채용에 힘썼다. 하지만 무제한 유급휴가가 이전만큼의 매력점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발표된 「Fobes」의 기사에 따르면, 오늘날 구성원은 정신건강을 지원해주는 기업에 훨씬 관심을 보이고 있다. 42%의 직원은 정신건강과 관련된 복지 및 웰니스 프로그램이 있을 경우 회사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정신건강의 중요성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 그러나 2022년 진행되었던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아직까지 많은 기업에서 정신건강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과반수 이상의 직원은 자신의 직장에서 정신건강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다. 다행히도 약 84%의 경영자가 2023년에는 정신건강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개선 및 증대하겠다고 밝혔다. 정신건강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정신건강 개선을 돕는 코칭세션 제공, 부담없는 가격으로 정신건강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보험옵션 제공, 부담없는 가격으로 받을 수 있는 우울증 검사 제공, 정신건강 자가검사 도구 제공 등이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인 세일즈포스(Salesforce)의 경우 몇 년 전부터 구성원의 정신건강과 웰니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신치료 및 코칭, 개인 맞춤형 케어, 약물 오남용에 따른 재활치료 서비스, 휴가, 스트레스 관리 등 5가지 방면에 서 구성원의 정신건강 개선을 지원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복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5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입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출입이 어려울 당시 스트레스를 완화하고자 입양을 하였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키우려면 비용적인 부담이 상당하다. 연간 평균 700달러에서 1천 달러 가량의 비용이 든다.

현재 미국 가정의 70% 이상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구성원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무려 76% 이상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따라서 인재를 채용 할 때 있어 반려동물 보험이 매력적인 옵션으로 떠오르고 있 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인사관리협회(SHRM)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불과 14% 기업에서 반려동물 보험을 제공해주었다면, 올해 2023년에는 19%로 증가했다.

해당 트렌드에 발맞춰 미국 통신사 기업 버라이즌(Verizon)도 올해부터 반려동물의 의료보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해당 보험을 통해 직원은 수의사 진료, 사고·질병 등 반려동물의 병원 진료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Holistic Wellness와 Real-time Adaptability

구성원의 복지 및 웰니스 프로그램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개인의 삶과 일은 구분 지으려 해도 쉽게 구분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회사의 업무가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또 반대로 개인의 삶이 회사의 업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고용주가 직원이 번영하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곧 회사를 위한 일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삶 곳곳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유연성·자율성, 정신건강 지원, 반려동물 혜택 등 복지 및 웰니스 프로그램의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난 데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이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새롭게 변화한 환경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복지 및 웰니스 프로그램에 대한 전체론적인 접근방식과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출 수 있는 적응력이 필요하다.

애플 웹사이트의 문구 “We count on you. And you can count on us.” 아래에는 “We see the whole you”라는 문장이 적혀있다. 구성원에 대한 전체론적인 접근방식을 잘 보여주는 표현이다. 전체론적인 접근방식이란 구성원의 정신적·신체적·재정적 웰니스를 아우르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여전히 구성원이 케어받는다는 느낌을 받기에는 기업의 역할이 부족하다. 메트라이프(Metlife)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구성원 10명 중 4명 이상은 기업에게 케어받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예상치 못한 변수로 기업과 개인이 처한 현실은 끊임없이 변화할 것이다. 그 속에서도 기업이 꾸준히 기존 구성원을 유지하고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빠른 적응력(Real-time Adaptability)이 요구된다.

한 개인이 매일매일 어떠한 압박과 힘듦 속에서 지내고 있는 지 관심을 갖고 전체론적으로 구성원의 웰니스를 개선해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구성원은 자신이 처한 현실에 무감각한 기업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자 하는 기업에 들어가고 싶어 하며 오랫동안 일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이정인, 미주 SK 하이닉스 프로그램 매니저
월간인사관리 2023년 8월호